2월 3일 한국수어의 날 제정

한국 농인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한국수어의 날’이 2월 3일로 제정됐다. 2020년 9월, 농인들의 뜻을 모아 한국수화언어법 일부개정법률안(한국수어의 날을 2월 3일로 사)한국농아인협회 지정)이 발의되었으며, 이 개정안은 12월 2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2월 22일에 공포되었다.

한국수어의 날은 한국수어가 농인의 고유한 언어체계임을 이해하고 한국수어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공용어로 인정받게 된 날인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일(2016년 2월 3일)을 기념해 한글날(10월 9일), 한글점자의 날(11월 4일)처럼 언어관련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한국수어의 날’의 취지에 맞는 행사와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농인이나 수어의 관점을 넘어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가기 위하여 필요한 절차이며, 더 나아가 한국수어법에 명시되었듯 국어와 동등한 언어로 수어의 위상을 갖추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정례브리핑과 메인 뉴스 등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수어통역사분들의 노고와 헌신이 재조명 받으면서 한국 수어의 위상과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또, #덕분에 챌린지로 수어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매우 반갑다. 왼손바닥위에 오른손 엄지를 치켜든 주먹을 올린 멈춤포즈는 사실 ‘덕분에’라는 수어가 아니다. 존경한다는 의미의 수어의 일부 동작이다. 덕분에라는 수어는 그 동작을 위로 움직여야 한다. 이렇듯 수어는 표정과 동작, 위치, 그리고 방향도 매우 중요하다.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도 갖게 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생중계로 기념식을 진행한다. 더불어 한국수어의 날을 기념해 2월 1일부터 7일까지 한국수어 주간을 운영하며, 국립장애인도서관은 한국수어주간에 ‘내가 사랑한, 내가 사랑할 수어 표현!’을 주제로 그림엽서, 동영상을 공모한다. 또 한국농아인협회는 1월 27부터 온라인참여잇기(인스타그램, 페이스북)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수어의 날을 계기로 일상 곳곳에서 농인의 한국수어 사용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라며, 국어의 또다른 표현이라는 언어적 가치가 확산되어 국민의 인식개선과 농인들이 당당하게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봉열 경북농아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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